이블린 네스빗은 1884년 12월 25일 피츠버그에서 24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타렌텀(Tarentum)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였던 Winfield Scott Nesbit은 성공한 법률가였지만 그녀가 8살 때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청소나 판매 점원 그리고 그림 모델등으로 일하면서 집안 살림을 도와야 했습니다. 후에 맨발에 치렁치렁 대는 하얀 로브를 입고 등에는 가지가지 장신구들을 늘어뜨리고 천사 포즈를 취했던 필라델피아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죠. 아무튼 그녀는 당돌하게도 기왕에 번화한 뉴욕으로 가서 그들의 운을 시험해 보자고 가족들에게 제안하고 뉴욕으로 옮기게 됩니다. 물론 몇달동안 많은 고생을 하게 되지만 실제로 그녀의 운명은 하루밤 사이에 돌변하게 되죠. 1901년 초반에 패션 사진가들 앞의 모델 컨테스트에서 눈에 들게 된 것이죠. 뉴욕이란 혼잡한 곳의 소용돌이 속에서 갑작스럽게 획득한 명성은 본인 스스로도 현기증 날 정도의 것이었는데 저명한 인사들과 관계를 맺게된 것들도 그렇습니다. 특히, 뉴욕의 가장 유명한 건축가였던 Stanford White와의 친교가 1901년 Eickemeyer의 스튜디오에서 문제의 사진을 찍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는 십대의 아름다운 소녀들의 사진들을 촬영하고 수집하고 있었죠.
이미 14살 시절에 필라델피아에서 조지 깁슨의 모델이 되기도 했던 그녀는 18살이 되던 해에 펜과 잉크 스케치로된 깁슨의 유명한 The Ethernal Question 의 모델이 됩니다. 저 그림은 이후 포스터나 광고등에서 깁슨걸의 새로운 버전으로 사용되어 유명해지죠.
모드 여사는 이런 근대 여성들의 사진과 상당히 친숙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블린의 상상에 빠진 듯한 몽환적인 얼굴을 보았을 때 영감을 받았겠죠. 하지만 그 사진을 의뢰했던 사람이 Stanford White 였고 그 사진의 주인공이 이블린 네스빗이었음을 알았다면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이블린 네스빗을 단지 타블로이드 신문 1면을 장식했던 뉴욕의 건축가 스탠포드 화이트의 정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906년 그는 이블린의 남편이었던 Harry Thaw 에게 살해당합니다. 이후 찬송가 악보들과 아이들의 책들을 장식하던 그녀의 얼굴은 스캔들에 의해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모드 여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역사는 언제나 진실의 두가지 이면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아마도 각광받던 미의 아이콘에서 비운의 범죄 속에 사라져간 기구한 운명을 다룬 것이 <American Eve>의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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