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 - 모리스 라벨
이 곡은 1899년 작곡된 피아노 독주곡으로서 1902년 4월 5일 파리의 살 프레이에르 국민음악협회 연주회에서 친구였던 리카르도 비녜스에 의해 초연이 되었고 에드몽 드 폴리냑(Edmondde Pollignac) 공작 부인에게 헌정되었다.
1899년 ,라벨이 아직 파리 음악원에 재학할때에 썼으며,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1910년에 원곡인 피아노곡을 관현악곡용으로 편곡하었다. 원곡인 피아노곡이 발표되자 호평이어서 젊은 사람들에게 대단히 평판이 좋았고, 각처의 살롱에서 자주 연주되었는데, 라벨은 오히려 그것을 싫어하여 자기 자신은 만족스럽지 못한 작품이라고 말했다고도 한다.
이 곡의 제목에 있는 파반느라는 형식은 16~17세기에 인기를 끌었던 궁정무곡이며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화려하고 장중한 느린 무곡이다. 라벨은 이런 파반느의 특징을 살리면서 샤브리에의 스타일(특히 목가(Idylle))을 참고로 해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향수 짙은 서정성에는 과거를 돌아보는 라벨의 동경 어린 시선이 엿보인다. 그런 면이 지나치게 부각되었기 때문일까, 작곡자 자신이 1912년 이 작품에 대해 '샤브리에의 영향이 너무나 확실해 보이며 형식도 매우 빈약하다'고 조금은 가혹하다고 할 만한 견해를 보이면서도, 1910년에는 2관 편성에 의한 관현악으로 스스로 편곡한 것을 보면 이 작품에 애착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목의 "죽은 왕녀를 위한"이라는 표현은 작곡자가 단순히 운을 맞추기 위해 덧붙인 것이라고 한다.
라벨은 원래 옛 프랑스의 고귀한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가짐으로 갖가지 명곡을 썼는데, 곡에도 그러한 라벨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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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음악양식중에서 인상주의 (Impressionism)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라고하면 드뷔시와 라벨을 들수있는데 이 두작곡가는 동시대 작곡가이면서도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있다.
드뷔시가 인상주의 색채감, 조성의 붕괴, 복합적인 리듬과 같은 개혁적인 내용을 갖는 독창성이 특징인 반면
라벨은 전통적인 음악양식을 토대로 드뷔시, 포레, 사브리에, 사티, 림스키 코르샤코프 등의 음악양식을 흡수함으로써 독특한 음악양식으로 발전시켰다. 긴밀한 형식구조의 원리와 어느정도 대위법적이고 새로운 음악양식인 인상주의 음악의 특징을 갖추어서 인상주의적인 면과 고전주의적인 면을 함께 갖추었다.
인상주의는 1870 - 1900년의 회화양식이며 프랑스 인상파화가들의 개념을 음악에 차용했다.
미술에서의 인상주의 운동은 빛을 중요시하며 빛이 변하면 물체의 색상도 변한다는 내용을 음악에서 풍부하고 다양한 화성과 음색과 여러가지 방법으로 분위기를 묘사해놓은 음악이다. 온음음계, 교회선법, 5음음계, 병행음정, 생략화음 등의 다양한 색채의 화음과 음계를 사용하고 조성감을 흐리게하는 방법 등등 으로 분위기를 묘사했다.
중세시대때 음악에서 주도권을 잡고있었던 프랑스가 200여년동안 독일에게 음악의 주도권을 빼앗겨 독일인이 세운 이론과 기법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반감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인상주의 음악은 1890년에서 20세기 초반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생긴 음악운동이고 서양음악사에서 독일음악의 주도권이 이 인상주의 음악때문에 잠시나마 깨뜨려졌다는것은 주목할만한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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