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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피해자에서 연예인으로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하늘아래뫼 2010. 10. 15. 22:00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범죄 피해자에서 연예인으로, 한 미국인의 인생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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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피해자에서 연예인으로, 한 미국인의 인생 대역전!

Posted: 14 Oct 2010 04:38 PM PDT

Antoine Dodson (1986- 현재)

Antoine Dodson은 미국 알라배마에서 살던 25살 흑인 청년입니다. 지난 2010년 7월 28일, 그의 여동생 Kelly와 두살 난 조카가 함께 자고 있던 2층에 강도가 침입. 그녀에게 성폭행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바로 옆 방 소파에 누워있다가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오빠 Antoine과의 격투 끝에 범인은 도망쳤고, 사건이 있은 직후, NBC방송에서는 피해자인 여동생과 오빠를 인터뷰합니다.

피해자의 오빠인 Antoine은 자신은 남들보다 뛰어난 인지력을 가졌다며 카메라에 대고 범인에게 경고를 하는데, 분노로 가득했던 그의 인터뷰 영상은 뜻하지 않게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게 됩니다.




인터뷰 내용

Well, obviously we have a rapist in Lincoln Park. He’s climbin’ in your windows, he’s snatching your people up, trying to rape ‘em. So y’all need to hide your kids, hide your wife, and hide your husband cause they’re raping everybody out here.

분명한 건 말이죠, 링컨파크 지역에 강간범이 있다는 겁니다. 녀석은 창을 타고 넘어와서 사람들을 잡아다가 성폭행하려 들 거에요. 그러니까 아이들, 배우자, 남편 전부 조심하세요. 이 지역 사람들 전부를 겁탈할 기세니까요.


We got your T-shirts. You left fingerprints and all. You're so dumb. You're really dumb, for real. You don't have to come and confess because we're looking for you. We'll go find you. So, you can run and tell that. Homeboy.

우린 니 셔츠도 확보했고, 지문도 있고, 다 있어. 넌 정말 멍청한 놈이야. 정말 바보야, 진짜로. 여기 와서 자수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우리가 찾는 중이거든. 널 찾아낼 거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그러니까 도망가 이 똘추야.(homeboy는 친한 친구나 단순히 '녀석'을 뜻하는 표현이지만, 여기서는 의미상 비꼬는 것으로 쓰였음)


보통 범죄 직후 피해자 인터뷰 하면 울먹이는 아기를 앞에 세우고, 민망해서 카메라를 보진 못 하고 리포터를 보며 호소하듯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Antoine은 흑인 특유의 성조와 리듬감이 담긴 말투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건들대며 시청자들과 범인을 향해 외치는것이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하여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이 영상은 곧바로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도 공개되었고(합산 조회수 1600만회), 뒤이어 Gregory Brothers는 그의 인터뷰에 오토튠으로 음성을 변조시키고 적절한 비트를 얹어 Bed Intruder(침실 침입자)라는 노래를 애플사의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에 1달러 29센트에 등록, 무려 10만 건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동영상이 안 보이시는 분들은 이곳을 눌러주세요.


<대박을 터뜨린 노래, Bed Intruder.>


이 신드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각종 패러디 사진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등장하고, 투데이 쇼등 각종 언론의 인터뷰가 빗발치기도 했으며, 심지어 한 고등학교에서는 밴드부가 Bed Intruder로 연습을 할 정도의 그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치솟게 됩니다.


<Antoine Dodson의 패러디 사진 중 하나. 같이 썰매에 탄 사람은 일전에 소개했던 노숙자 키아누.
또한, 뒤에 오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요즘 미국 누리꾼 사이에서 합성 필수 요소로 인기몰이중.>


저는 사실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당시(8월 초), 본인이 자신의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자신의 목소리를 음악으로 만들며 누리꾼들이 즐기는 모습에 불쾌해하진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계속해서 그의 인터뷰 음성은 진화를 거듭. 최근엔 그의 목소리가 나오게 하는 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 전화기용 게임, 그의 얼굴을 넣은 티셔츠까지 발매되고,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Antoine Dodson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블로그를 개설하고, 팬미팅까지 개최하는 모습을 그의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Antoine의 블로그. 우측에 가족들을 위한 성금도 모금하고 있다.



<절찬리에 판매중인 Antoine Dodson 관련 상품들.>


미국의 유명 흑인문화 전문 방송국인 BET에서는 지난 10월 12일 있었던 BET2010 힙합음악 시상식에서 그를 출연시켜 엄청난 화제를 또다시 불러일으킵니다. 관객들의 입모양을 보면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래 동영상이 안보이시는 분들은 이곳을 눌러주세요.




한 누리꾼은 댓글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더군요.


Emmma360 wrote;

I love how Antoine Dodson has taken his fame nicely! Because usually someone gets pissed if people mess around with something serious, like with him it was his sister nearly being raped.'


나는 그가 얻은 명성을 얼마나 근사하게 다루는지에 대해 감탄했다. 왜냐면,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심각한 상황을 다룬 것을 패러디하고 이용하면,(마치 그의 여동생이 당할 뻔 했던 강간미수 사건 처럼), 기분나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뜻하지 않은 반응을 불쾌해하지않고, 오히려 절묘하게 인생 대역전으로 만든 Antoine의 행동은 '인생지사 새옹지마, 마음먹기에 달렸다.' 라는 이야기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미국에서는 한 사람의 짤막한 인터뷰가 인터넷 담론을 넘어서서 노래로, 각종 관련 상품으로, 블로거로, 그리고 정식 뮤지션으로 진화해가는 모습에 큰 충격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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